불평 속에서 감사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4-11-26 12:36
불평 속에서 감사
오늘 아침은 분주합니다. 아내는 떡 가지러 오전 7시부터 H-Mart로 출발했고, 아내의 하명을 받아 저는 BBQ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추수 감사 주일의 즐거움과 공동체의 한 사람을 하나님 품으로 떠나보내는 슬픔이 공존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준비하느라 이리저리 마음이 더 분주합니다.
새집은 다 마음에 드는데, 게러지가 부엌과 멀고, 입구에서 차까지의 거리가 이전보다 조금 더 멀어, 매번 짐을 실을 때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된 건지 8년이 되어도 주일마다 교회에 가져가야 할 짐들이 적지 않습니다. 큰 밥통에, 불고기 한판, 각종 셀러드 그리고 간식거리들은 기본이고, 물통과 커피통, 찬양인도를 위한 기타에, 앰프, 마이크 등등을 챙기면 두어박스의 짐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짐을 밖으로 내면서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밖에 있는 울퉁불퉁한 길의 높이를 시멘트로 다 메꾸고, 특수 달리를 하나 만들까? 그런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8년동안 해오는 이 일은 한번도 변함이 없었는데 갑자기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인원이 많아져서 이젠 안 해도 되지 않나? 본능적인 생각인지, 암튼 태도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세미너리에 있을 때에는 3층 같은 2층에 살면서도 주일마다 이런 짐들을 들고 계단을 몇 번씩 오르내렸는지 모릅니다. 교회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예: 야외예배) 무슨 이삿짐센터의 용달차 배달꾼같이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교회 아이들 데리고 캠핑하러 가고, 사역자 수련회를 갈 때는 군부대 5분 대기조 마냥, 그렇게 분주했었습니다.
추수감사주일, 말씀을 준비하고 이런저런 일들이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터에, 현실적인 투덜거림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거의 감사도 감사하지만, 현실의 감사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저것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조금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동전 뒷면에 있는 가시 같은 불평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감사가 감사가 아니라, 불평이 감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아침에 깨닫게 됩니다.
한해를 돌아보고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 것, 함께 해주신 것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나는 지금 무엇이 불만이고 불평인가? 냉정하게 돌아보았습니다. 대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오는 불평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하는 일도, 사역도, 가정도, 아내도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는 자기 고집이 감사의 그릇에 잘 담기지 않는 부분인듯합니다. 때로는 고립되어 있는 듯한 외로운 자아상에서 쏟아져 나오는 눈물들이 감사의 그릇에 잘 담겨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감사는 그래서 결단이 필요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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