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먹타클럽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4-04-14 05:57
동생 먹타클럽
부친 장례식을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평생 함께하던 아내 “이금자”씨가 보고 싶다면서 요양원으로 부르시더니 몇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임종 순간에 “사랑해요, 천국에서 봅시다”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눈을 감으셨습니다. 우리에게 천국이 있다는 것은 사망의 순간에 얼마나 감사가 되는지 모릅니다.
이번 장례식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막냇동생의 이야기입니다. 막내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합니다. 아내를 암으로 일찍 보내고, 혼자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운동으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만난 운동클럽이 있는데 이 클럽의 이름이 “먹타클럽”이랍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먹고, 타고, 먹고, 탄다고 지어진 이름인데 벌써 10년째 동고동락하는 부러운 모임입니다.
아버님이 마지막 눈을 감으시는 날 동생은 필리핀에 막 도착한 저녁이었습니다. 먹타클럽 중에 형님들 네 명이랑 몇 개월 전에 계획된 여행이었는데 불길한 마음은 공항에 도착한 날 현실이 되었습니다. 동생이 “어떻게 해?”라고 물었더니 형님들이 “뭘 어떻게 해? 빨리 장례식장에 가야지” 환불되지 않는 모든 여행을 취소하고 바로 귀국 비행기를 형들이 예약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한국에서는 동생의 고등학교 친구가 방에 자던 아들, 저의 조카를 데리고 급하게 장례식장으로 운전하며 내려왔습니다. 장례식장 첫날은 그렇게 큰 아들인 저도, 막내 아들인 동생도 비행기 안에 있었고, 장례식장에는 조카가 상주가 되어 여동생과 함께 모든 조문객을 받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장례식장에 늦게 도착했을 때, 막냇동생이 먹타클럽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저를 소개해주었습니다. “미국에서 목회하는 제 형입니다” 다들 예의 바르게 인사해주시더니 “여기에 있는 사람 중에 어머님의 반찬을 먹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고 웃어주고 오히려 저희를 환대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이들은 숙소에 머물면서까지 꼬박 하루를 아버님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먹타클럽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가끔은 세상 사람들의 의리가 믿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또 한 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는 여행경비인데 모두 여행을 포기하고, 하던 일들을 멈추고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내려왔다고 합니다. 이들이 떠나고 복도에 화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먹타클럽.”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고 했습니다만, 교회만큼 하나가 되지 못하고, 분열되고 아픔을 겪는 곳이 있나 싶습니다. 너무 신앙만 강조하지 말고, 함께 먹는 일들을 자주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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