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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택시기사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4-04-27 19:08

우연히 만난 택시기사

한국에서 부활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주일날 동산소망교회에서 설교를 해달라는 선배의 부탁을 받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길을 나셨습니다. 감전시장을 가로질러 편의점에 도착했습니다. 헌금해야 하기에 편의점 앞에 있는 ATM에서 현금을 빼려고 버튼을 누르는데, 앞에서 오던 빈 택시가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아쉬웠습니다. “에이~ 손이라도 흔들걸”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맞은편에서 가던 택시가 갑자기 유턴해서 저에게 옵니다. 손을 흔들지도 않았는데, 양복 차림에 가방 들고 길에 서 있는 제가 영락없이 손님으로 보였나 봅니다. 역시 택시기사의 눈치는 백 단입니다.

그렇게 택시에 올라 인사를 건넸습니다. “반갑습니다” “네... 어디가세요?” “신라대학교 앞에 있는 동산소망교회 부탁합니다.” 기사가 묻습니다. “교회다니세요?” “네... 미국에서 목회하고 있는데, 선배님께서 설교해달라고 해서 지금 가는 길입니다” 그렇게 미국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다니 갑자기 “알칸소 아세요?”라고 묻습니다. “네. 텍사스에서 5시간이면 갑니다. ” 그랬더니 “전남수 목사를 아세요?” 제가 깜짝 놀래서 “아니 전남수 목사를 어떻게 아세요?”라고 했더니 동문라고 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동문이냐고 했더니 신학교 동문랍니다. “그러면 고려신학대학원 나오셨겠네요? 저는 52기입니다.” 택시기사분은 제 후배였습니다. 사모님을 일찍 하늘에 보내드리고, 목회를 할 수 없어서 이렇게 택시를 야간에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회에 도착하니 “택시비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하기에,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미국식으로 팁 냅니다.” 그러고선 두둑하게 드리고 내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복 주셔서 세계 곳곳에는 적지 않은 신학교가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목사가 되고 주의 길을 따라 주어진 곳에서 교회를 세워나갑니다. 그러나 인생이 녹록지 않듯이 목회도 만만치 않기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목회를 접는 분들이 많습니다. 넉넉한 교회를 만나지 못하면 경제적으로 힘들기에 어쩔 수 없어서 포기하게 되고, 택시기사 동문처럼 사모님을 일찍 여의거나, 자녀에게 문제가 생겨서 포기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기도 하지만, 때로는 교회에서 큰 상처를 받고 주저앉는 일도 있습니다.

엘리야가 도망하면서 죽여달라고 하소연한 것처럼 목사도 사람이기에 벼랑 끝에 서면 견딜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좋은 교회에서 목회하고, 좋은 성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개척한 지 8년이 되어도 주일 아침마다 음식을 장만하고, 필요한 장비를 한 차 가득 들고 가야 하는 현실이지만, 성도들에게 받는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침마다 이 땅에 있는 예수님의 일꾼들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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