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기적

믿음 생활하다 보면 상식과 기적을 혼동할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보상받는 것은 상식입니다. 시험준비를 잘한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상식입니다. 공부하지 않았는데 만점의 기적을 바라는 것은 올바른 믿음이 아닙니다. 아프면 약을 먹고,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는 절차를 받는 것은 상식적인데, 이러면 “믿음이 없다”라면서 기도로 병 낫기를 구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하고, 잘못했으면 용서를 구하는 것은 상식적인데, 갚지 않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마음을 바꿔주시기를 구하는 것 역시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극히 상식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상식을 초월해서 기적이 일어납니다. 시험준비를 못 했는데, 학교가 당일 문을 닫아 시험이 연기되어 준비할 시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병원 가기 전에 병이 먼저 낫기도 합니다. 절대 화해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화평을 누리기도 합니다. 돈이 없어서 막막한데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로 이번 달을 넘길 수 있는 기적이 있습니다.

운동하지 않고, 아무거나 먹으면서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거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께서 미래를 열어주실 거라 바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아무거나 먹어도 건강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좋은 미래를 열어주시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리스도인들은 기본적으로 상식적이어야 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관계에 최선을 다하고, 돈을 잘 관리하고, 몸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어쩌면 기적이 없어도 상식적인 생활만 잘해도 우리의 문제가 대부분 해결될 수 있습니다. 상식을 버리고 기적만 바란다면 우리의 신앙은 문제가 있습니다.

정말 기적이 일어나야 하는 부분은 우리 내면입니다. 안이 변해야 밖이 변하는데 좀처럼 변하지 않는 부분이 우리 내면입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우리 내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노력과 방법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여하고, 여행하고, 좋은 사람들과 만남을 유지하는 일들은 우리 내면에 변화를 끌어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죄성은 상식적인 노력으로는 도저히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짜 기적이 일어나야하는 부분은 우리 내면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외적인 요소에서 기적들이 일어나기를 간구합니다. 미래가 뚫리고, 관계가 해결되고, 돈이 풀리고, 건강을 회복하고, 삶이 안정되는 기적들을 바라면서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저에게도 하나님께 기적을 간구하는 이런 외적인 기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내면의 변화가 가장 크고 당장 필요한 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