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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마음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4-05-27 14:53

설교자의 마음

설교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설교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월요일부터 다음 설교를 위해 빌립보서를 펴놓고 이리저리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해둡니다. 그리고 화요일부터 짬짬이 그 생각이 맞는지 늘 사용하는 주석을 참고하고, 잘 풀리지 않으면 두어 권을 더 들여다봅니다. 이전에는 토요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통역으로 수고해주시는 분들에게 원고를 전달해드려야 하므로 수요일부터 원고를 쓰고, 적어도 금요일까지는 마무리합니다. 이전에는 저만 참고하면 되기에 간략하게 썼었지만, 통역을 위해서 주보 칼럼처럼 원고를 정확하게 쓰려니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립니다.

이 부담을 이야기했더니 어떤 분은 뭐 그렇게 고민합니까? 설교를 짧게 하세요. 한 10분 정도만 하시면 되지 않겠어요? 라고 농담으로 제 고민을 위로해주시려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길게 설교하는 것보다 짧게 설교하는 게 어렵습니다. 성경 본문을 펴놓고, 성경에 있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려면 지금 저의 빠르기로는 적어도 45분 정도는 돼야 충분합니다. 그러나 매주 본문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들만 간추려 설교하려니 줄이는 게 항상 마음에 부담이 됩니다.

설교자의 입장에서 이런 부담이 있지만, 청중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있습니다. 새벽부터 일하고 허겁지겁 주일예배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는 눈을 뜨고 가만히 설교를 듣는다는 게 생리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별히 오후 2시에는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입니다. 성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강해 설교가 한없이 지겨울 수 있습니다. 어른들과 함께 설교를 듣는 아이들은 설교시간 자체가 얼마나 도전이 될까요?

설교자와 청중이 서로 부담으로 만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신앙공동체는 없을 것입니다. 한 시간을 설교하든, 십 분을 설교하든 설교자와 청중이 기대하고, 흥분되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한다면 “말씀이 말씀으로 역사하는 순간”이 반드시 나타납니다. 재미로 듣는 설교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게 된 설교는 마음속에 더 오래 남고, 삶에 변화를 반드시 일으키게 됩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시고, 반드시 말씀에 반응하시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설교자이신 로이드존스 목사의 “설교와 설교자”라는 책에 보면 설교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합니다. 합주가 일어나는 곳이죠. 설교와 청중, 그리고 말씀하시는 하나님, 깨닫게 하시는 성령님, 이 모든 일에 중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천성이 사람 앞에 서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까닭에 늘 설교자로 사람 앞에 서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입니다. 그러나 그 부담을 선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역사 때문에 기쁨으로 순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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