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콜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4-03-03 08:57
마지막 콜
한국에 오가며 공항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틈틈이 책 한 권 읽으려 했지만, 밀린 일들이 많아 컴퓨터를 꺼내놓고, 조용한 곳에서 프로그래밍 일을 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항공사마다 사람을 찾는 방송을 듣게 됩니다. 가만히 듣다 보면 어떤 사람의 이름을 계속 부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콜을 합니다. 이제 문 닫히면 비행기 못 탄다는 내용입니다. 체크 포인트에서 분명히 들어왔기에, 탑승시각에 게이트에 나타나지 않으니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겁니다.
이런 방송을 들을 때마다 이해가 안 되곤 했습니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거나, 갑자기 집에 가지 않는 이상에는 어떻게 적지 않은 비용을 내고 나타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디에서 분명히 잔다고 생각하고선 정신을 어디에다 두는지 살짝 비난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일을 직접 경험하고선, 이젠 공항에서 이름을 부르면 그때의 일이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공감하게 됩니다.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던 시절, 한국을 방문했다가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려고 인천공항에서 대기할 때였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함께 영어를 배우며 친하게 지냈던 동생이 얼굴 한번 보자고 인천공항까지 찾아왔습니다. 인천공항이 오픈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나도 익숙하지 않아서 짐 검사하고 들어가면 게이트에 금방 들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지난날을 생각하며 한참을 웃었다가 빠듯한 시간에 들어갔습니다. 인천공항이 얼마나 큰지 그때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한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뛰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신현우 손님 신현우 손님~~” 연신 불러댑니다. 간신히 도착해서 내가 들어가니깐 게이트 문도 닫히고, 비행기 문을 닫으면서 마지막 손님이 들어왔다고 비행기 내에서 광고까지 합니다.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승무원이 물 한잔을 가져왔습니다.
이 우스운 에피소드는 항상 구원의 문이 닫힐 때를 생각나게 합니다. 하나님은 선택하신 당신의 백성을, 양이 목자를 부르듯 계속해서 이름을 부르십니다. 바른길을 걷고, 믿음의 행진을 해야 하는데 세상에서 방황하면 우리의 이름을 우리의 양심을 통해서, 또 환경을 통해서 계속 불러주십니다. 그러나 언젠가 마지막 콜이 있습니다.
우리 뿐만 아닙니다.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음성은 나팔소리와 같고, 천지가 진동하며 신실한 일꾼들을 통해서 그들의 순교의 피로 그 이름을 찾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예수님 믿는 것도 거저 된 것 같지만 누군가의 헌신과 순교적인 복음전파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복음에 빚진 자입니다. 막혀있는 북한을 향해서도 그리스도의 계절을 꿈꾸며 전진하는 신실한 일꾼들이 있음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