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 처럼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3-09-30 18:34
나도 너 처럼
어제 포트워스 한인여성회에서 주관하는 추석한마당 행사가 있었습니다. 회장으로 있는 아내의 마지막 큰 행사였기에 지금까지 지역사회를 잘 섬길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덕분에 좋은 교회로 소문도 나고, 포트워스에서 자리매김하는 행사가 되어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늘 옆에서 아내를 돕는 좋은 사모님들이 계시는데, 덕분에 남편 되는 좋은 목사님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던 중에 4명의 자녀를 둔 목사님의 막내 딸이 제 옆에 앉았습니다. 둥그런 눈으로 가끔 저를 바라보며 잠이 왔는지 끔벅거립니다. 결국 제 품에 잠이 들었습니다.
실내는 아름다운 가곡이 듀엣으로 흘러나옵니다. K-POP스타 뺨칠 실력을 갖춘 은슬이의 멋진 댄스도 사람들의 함성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크나큰 소리에 혹시나 곤히 잠든 이쁜 딸이 잠에서 깰까 봐 투박한 손으로 귀를 가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귀여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문득 “나도 너처럼 편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소리에도 편하게 자는 모습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최근 몇 달동안 잠을 잘 이루지 못해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피곤한 몸으로 새벽2시가 되어서야 잠을 청하는데 아무리 자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아 멜라토닌 한 알을 입에 물고 겨우 잠들었다가 5시에 일어나 힘겹게 기도를 하고 온라인 성경통독을 준비합니다. 일이 없을 때에는 10시에도 잠을 청하지만, 이내 새벽 2시 정도에 잠을 깹니다. 그리곤 밤을 샙니다. 할아버지가 되면 잠이 없다고 하는데 그 “때”가 온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빼앗긴 집중력”이란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 성인 4%는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자고, 80%는 잠을 푹 자본 경험이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수면의 문제도 비만과 당뇨처럼 개인의 문제보다는 사회적인 문제의 희생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셀폰을 3시간 넘게 보고, 카톡하랴, 페이스북하랴. 컴퓨터 일을 할때에는 음악 들으랴, 유투브 영상 보랴, 밤이 되어도 켜져있는 밝은 조명은 뇌를 피곤하게 하고 푹 잠을 잘 수 없도록 한답니다. 집중력을 잃어버린 산만한 현대인의 삶은 그 자체로 삶을 계속 피곤하게 만들며, 피곤하면 잠을 잘 자야 하는데 잠조차도 약이 없으면 잘 수 없도록 만들었답니다.
폭풍우가 치는 배속에서 아기처럼 잠을 주무신 예수님이 생각납니다. 불필요한 일들은 줄이고, 쉬는 시간에도 뭔가를 봐야한다 강박관념도 버리고, 조용히 뇌를 좀 쉬게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현대인의 삶의 패턴은 우리를 도무지 영적이지 못하도록 합니다. 십자가에 집중한다는 게 정말 힘든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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