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교회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3-11-19 07:11
전통적인 교회
요즘은 “교회가 전통적이다”라고 말하면 “고리타분하다” “지루하다” 등으로 인식되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예배가 전통적이다고 하면 오르간 반주에, 앉았다 일어섰다 반복하는 예식에 지루한 설교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교회마다 현대식 예배형식을 많이 취합니다. 경배와 찬양을 하고, 말씀 듣고, 헌금하고, 축도로 끝이 납니다. 우리 교회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통적인 예배를 선호합니다만,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드리는 현장과 다민족의 회중 그리고 눈꺼풀이 가장 무거울 때 예배드리는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번 산행 기도를 하면서 제 마음속에 우리 교회는 전통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배가 전통적인 교회라는 뜻이 아니라, 몇백 년이 지나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솔길을 걸으면서 문득 이 좁은 길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걸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홀로 걷고 있으니 내가 주인공인 듯하지만, 사실은 이 길을 이미 몇천 년 동안 많은 사람이 걸었을 것이고,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이 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또 다른 세대의 사람들이 몇백 년 동안 이 오솔길을 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인생 홀로 태어났으니 혼자 살다가 그 나라로 간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걸었던 인생의 오솔길을 나도 걷고 있는 것이고, 또 누군가 내가 걸었던 이 길을 걸을 것입니다.
가깝게는 나와 동고동락했던 자녀들이 부모의 모습을 보고 그 길을 걸을 것이고, 함께 믿음 생활을 하던 다음세대가 나의 섬김의 모습을 보고, 때론 가시와 같은 거친 신앙생활을 보고 그 길을 똑같이 걸을 것입니다. 유대인의 역사가 그렇습니다.
주변에 개척된 교회들이 많습니다. 너무 좋은 일이고,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립니다. 급성장하는 교회도 있고, 지금까지 잠잠한 교회도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면서 성장하고, 채워주시는 사역에 감사하다고 SNS에 글을 올립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시작했다가 없어진 교회가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DFW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교회임에도 벌써 담임목사가 몇 번 바뀐 교회가 있다는 것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교회는 어떨까요? 지금 내가 사역하고, 다니니깐 “우리교회”라고 말하지만 100년이 지나면 이 교회에 누가 남아서 우리의 신앙을 지켜나가는 “전통성있는 교회”가 되어 있을까요? 우리의 다음세대가 “건강, 감사, 거룩, 감동”을 외치며 우리가 걸었던 길을 계속 걷고 있을까요? 이왕이면 좋은 흔적을 남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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