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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시간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3-05-07 09:19

기다림의 시간

어떤 날은 연속에서 뜻대로 안 되는 일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과테말라로 떠나는 길이 그랬습니다. 직항이 있었지만, 오전에 도착하는 비행편을 고르다 보니 마이애미를 한번 경유하게 되었습니다.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4시쯤 DFW 공항을 향했습니다. 나름대로 여유 있게 떠난 길이었는데 계속 지연된다는 문자가 오더니 결국 예정보다 1시간 30분 늦게 출발했고, 결과적으로 과테말라로 가는 다음 편을 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G10 앞에 있는 고객센터로 갔더니 한 30명 정도 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적응되지 않는 미국의 줄서기. 각자가 연착되었으니 직원과 거친 실랑이가 오가고 덕분에 줄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한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 직원 한 분이 오더니 1층으로 가서 하면 빠르다고 내려가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움직이기에 저도 따라갔습니다. 안전지역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나가면 다시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부터가 어쩌면 재앙의 시작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 같은 비행기 회사 Rebook하는 곳으로 갔더니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얼핏보기에도 한 백 명은 서 있는 듯했고, 담당직원도 2명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줄은 공항 밖 도로까지 나가 있어서 무더웠습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려도 전혀 줄어들지 않아 이러다가는 내일 비행편을 받아 갈 것 같아서 편도로 급하게 비행을 알아보니 저녁 마지막 비행에 6좌석이 남았답니다. 급하게 일단 표를 구하고, 다시 게이트들이 있는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남은 시간이 12시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천둥 번개를 치더니 거의 모든 비행이 취소되어 공항은 정말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햄버거 하나 사서 먹으려 해도 줄이 너무 길어 그냥 다이어트하자며 참았습니다. 보통 이럴 때면 제 마음에 불안지수도 높아지고 불평하기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제모습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덕분에 구석에 앉아 주일 설교 준비도하고, 칼럼도 쓰고, 성경 암송도 하면서 사람 구경했습니다. 우는 아이를 끌고 다니는 엄마도 보고, 6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어수선한 공항 안에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수다떠는 아빠도 보고, 어깨를 서로 기대고 있는 연인도 봅니다. 기다리다 지쳐 다른 사람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 드러누워 버린 사람들, 다들 어디를 가고 있을까? 슬쩍슬쩍 안경 너머로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의 앞길도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 여행 중입니다. 여기저기를 경유하며 마지막 종착지 하늘나라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가끔은 뜻대로 안 되고, 계속 꼬이는 일들을 경험하지만 결국은 종착지로 가게 됩니다. 한없이 기다리는 삶이 지루하고 힘들지만, 돌이켜보면 인내의 시간에 더 성숙해졌던 것 같습니다. 결국, 과테말라를 향하는 마지막 비행기도 2시간 지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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