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감사/거룩/감동의 삶을 사는
행복한 십자가 공동체

어게인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5-04-21 22:12

어게인

한국에 잠시 방문했을 때, 주일설교 준비와 맡은 프로젝트를 위해서 인근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았습니다. 걸어서 대략 20분 정도 되는 거리였습니다. 기찻길 옆 화사하게 핀 벚꽃들이 너무 보기 좋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예수님을 믿어, 새벽기도가 좋아 첫 버스가 다니기 전에 1시간 동안 걸었던 길이기도 했습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보냈던 정다운 나의 고향이었습니다. 벚꽃 길을 한참 걷다 스타벅스에 도착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받아서 2층으로 올라 창밖을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이상하게도 20여 년 되는 외국 생활이 꿈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여기에 계속 있었던 것처럼.

적지 않은 타향살이를 풀어내면 군대 이야기처럼 할 말이 많을 텐데, 왜 잠시 꾼, 꿈과 같이 느껴질까요? 아마도 지난 세월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빨리 흘러간다고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깜박할 때가 많고, 일주일이 기억나지 않으니, 일주일이 얼마나 빨리 흘러간다고 느껴지겠습니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저로서는 미국 오자마자 삶을 다시 깊이 성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꼭 해야 할 일들, 버려야 할 일들, 고쳐야 할 습관들, 가져야 할 습관들을 기록하고, 마무리해야 할 단기,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60세가 되기까지 꼭 해야 할 것들도 노션이란 소프트웨어에 싹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자신을 돌아보고 좀 다르게 살아보려고 체크하며, 일기 쓰며 변화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잠을 푹 자는 겁니다. 그동안 잠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여겼고, 프로그래밍 일을 하다 보면 밤을 새우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노화의 지름길이고,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년 전, 저를 위해서 온라인 새벽기도를 선포했습니다. 그게 저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 세 번 정도는 새벽 2-3시에 자서 5시30분쯤에 다시 일어나야 하니 말 그대로 인생이 몽롱했었습니다.

이젠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길들었습니다. 거의 3년 만의 노력입니다. 새벽기도 마치면 어제의 일들을 돌아보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적어놓고, 뛰러 밖으로 나갑니다. 대략 1마일을 빠르게 걷고, 1마일을 뜁니다. 목표는 이전처럼 다시 2마일을 매일 뛰는 겁니다. 한 달간의 노력이지만, 집중력이 좋아졌고, 삶에 에너지도 생겨나는 듯합니다.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것도 벅찬 일이지만, 그러나 그 모든 시간 속에 자신의 삶을 가만히 돌아보면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것도 많습니다. 마치 집안에 불필요한 것들이 창고에 가득한 것처럼, 내 습관에, 인격에, 버리고 고쳐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부활의 신앙을 산다는 것은 나에게 날마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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